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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비긴 어게인, 음악이 마음을 어루만지는 시간

by skclsite 2025. 3.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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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하루가 조금은 지치고, 이유 없이 마음이 울적한 날이 있습니다.
그럴 때 우리는 누군가의 말보다 조용히 흐르는 음악 한 곡에 위로받기도 하죠.
영화 비긴 어게인(Begin Again)은 그런 순간에 딱 어울리는 작품입니다.
누군가의 삶이 무너지는 장면에서 시작해, 그 조각들을 음악으로 하나하나 다시 이어 붙이는 과정은
보는 내내 따뜻하고, 때로는 먹먹하게 다가옵니다.

비긴 어게인은 2014년에 개봉한 음악 영화로, 존 카니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키이라 나이틀리와 마크 러팔로가 주연을 맡았습니다. 원스(Once)를 기억하는 분들이라면, 이 영화 역시 비슷한 결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겉으로는 단순한 음악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상처와 회복, 이별과 시작이라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들이 음악처럼 흐르듯 담겨 있습니다.

비긴어게인 포스터
출처 : 비긴어게인 포스터


노래처럼 흘러가는 이야기

영화는 뉴욕을 배경으로 펼쳐지며, 무명의 싱어송라이터 그레타(키이라 나이틀리)와
한때 잘나갔지만 지금은 모든 것을 잃은 음반 프로듀서 댄(마크 러팔로)의 만남으로 시작됩니다.
각자의 인생이 바닥에 가까워졌을 때, 그들은 음악을 통해 서로를 알아가고 다시 일어서려는 용기를 얻습니다.

이 영화의 특별한 점은, 기존의 음악 영화처럼 화려하거나 자극적인 전개를 따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조용하고 소박하지만, 그래서 더 진정성 있게 다가옵니다.
거리에서 녹음한 자연스러운 사운드, 뉴욕의 풍경을 배경 삼아 하나하나 완성해가는 앨범은
마치 두 사람의 마음이 회복되는 과정을 시각화한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레타가 부른 ‘Lost Stars’는 이 영화의 대표적인 OST인데, 이 노래 한 곡만으로도
비긴 어게인이 왜 사랑받는지 알 수 있습니다. 가사 하나하나가 지금 나의 감정을 대변해주는 것 같고,
그녀의 담담한 목소리는 오히려 깊은 감정을 자극합니다.


이별, 상처, 그리고 다시 시작

비긴 어게인은 사랑 이야기가 중심은 아니지만, 영화 속에는 다양한 형태의 이별이 담겨 있습니다.
그레타는 오랜 연인이자 뮤지션 파트너였던 데이브와의 관계에서 상처를 받았고,
댄은 가정도, 일도 모두 무너진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서로에게 사랑보다는 존중과 공감, 그리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힘을 건넵니다.

이 영화가 특별하게 다가왔던 이유는 바로 그 지점입니다.
누군가가 내 손을 잡고 “괜찮아, 우리 다시 해보자”라고 말하는 듯한 따뜻함.
억지로 행복해지라고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게 만드는 그 여유가 비긴 어게인을 단순한 음악 영화가 아닌, 작은 위로의 영화로 만들어줍니다.


비긴 어게인은 큰 사건 없이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는 영화입니다.
음악이 가지는 치유의 힘, 그리고 관계 속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던 소중한 감정들을 다시 돌아보게 해주는 이야기.

조용한 밤, 마음이 조금은 울적해지는 날에 이 영화를 다시 꺼내 보았습니다.
그리고 한 곡의 노래처럼, 잔잔하게 울려 퍼지는 그들의 음악이 제 마음을 천천히 어루만져주었습니다.
지금 당신에게도 그런 시간이 필요하다면, 비긴 어게인이라는 제목처럼, 이 영화를 통해 다시 한 번 시작해보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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